월드투어 전시 보헤미안 랩소디> : <퀸

10월의 첫날에 서울 갈 일이 생겨 겸사 겸사 전시회 두 탕을 뛰고 왔다.

그중 하나가 .​고등학교 시절 나의 짝사랑을 함께 해준 아티스트인지라 퀸에 대한 나의 팬심은 나름 각별하다.

나에게 ‘진정한 예술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한 명만 꼽는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프레디 머큐리라고 답할 것이다.

가끔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한 그의 모든 것(행동, 의상, 쇼맨십 등)이 다분히 나의 취향이기도 하고,끝없이 자신과 주변을 둘러싼 것에 대해서 고민하고,또 그걸 죽기 직전까지 작품으로 승화시킨 그의 행보는 ‘예술가’라는 단어 외에는 달리 정의 내릴 수가 없다.

​전시는 이러한 퀸의 면모를 매우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강렬하고, 시끄럽고, 화려하다.

그리고 동시에 차분하고, 끈끈하며, 아름답다.

​아래부터는 나에게 인상 깊었던 작품 3가지와 소회.​1.장막을 걷고 본 첫 작품은 현실 세계와 전시 공간을 딱 구분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단, 빵빵한 사운드로 울려 퍼지는 ,네온사인으로 커다랗게 써놓은 한글/영문 가사,백남준 님의 티비 퍼포먼스를 연상시키는 여러 TV에 동시다발적으로 상영되는 뮤직비디오,그리고 그 가운데 위풍당당하게 전시되어 있는 프레디의 의상.어떤 기분과 생각으로 전시장을 방문했든지 이 작품을 보는 순간, 모두 잊게 되고 Queen World에 나를 풍덩 빠뜨릴 수밖에 없다.

​화려하고 때론 기괴하기도 했던 프레디의 의상은 전시장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데 좀 처연하게 느껴졌다.

프레디의 본체가 없어 힘 없이 늘어져있는 모양새가 되려 프레디의 강력한 존재감을 더 느끼게 한다.

​2. Live Aid 무대에서 프레디가 앉았던 피아노와 그 위에 올려져 있던 음료 컵까지 그대로 재현한 작품.영화 를 봤다면 익숙한 장면이 내 눈앞에서 그대로 펼쳐져 있고, 내가 마치 프레디인 마냥 피아노에 앉아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비디오로 그대로 방영해서 맞은편 모니터로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관객과의 교감이 가장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작품.코카 콜라 컵 디테일까지 살린 부분 너무 좋았다 약간 이런 디테일 변태 면모 굉장히 사랑함.​

>

​3. 멤버들이 직접 쓴 가사 노트.내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프레디 사망 이후라 사실상 난 퀸의 영향력이나 멤버들의 깨알 면모를 체감한 적이 없다.

그저 책으로, 영상으로 간접 체험할 뿐.덕후에겐 늘 이런 디테일과 아티스트와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고프다.

이런 나의 덕심을 가장 잘 충족시켜줬던 작품.​

​현대 미술과 대중문화 모두 관심이 많은 나는 이런 조합이 늘 재미있다.

내가 꼽은 3작품은 비교적 덜하지만 퀸 노래에 담긴 메시지를 작품화해서 훨씬 현대미술스러운 작품도 많았다.

아무래도 모티브의 의미가 워낙 뚜렷해서 해석을 하는데 에너지를 쏟아야 하진 않았지만,이걸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는 면에서 감탄과 재미를 느낄 포인트가 많았다.

​또한, 쉽게 볼 수 없었던 Queen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많았는데 이 역시 매우 만족스러웠다.

​마지막엔 영화 의 Live Aid의 무대 장면만 따와서 반복 상영해주는 싱어롱 룸도 있었는데,정말… 퀸 처돌이는 그 자리에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혼자 세 탕이나 뛰고 옴!
:)​아래는 전시를 만든 계기와 과정을 담은 기사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전시가 한 작가의 상상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그냥 상상으로 그칠 수 있었던 것을 기획안을 쓰고, 관련인에게 직접 메일을 써서 허가를 받는 등 행동으로 옮겨 실현시켰다는 게 정말 멋있었다.

그게 뭔진 아직 확실치 않지만 나도 저런 기획자가 되고픈 생각이 항상 있었던 나로서 배울 점이 많은 기사.

​​나에게 Queen 이란 늘, Long Live the Queen 🙂